올해 5.18기념행사때 임을 위한 행진곡 대신 경기민요 "방아타령"을 튼답니다.

아니..클래식도 아니고..진혼곡도 아니고..방아타령을 틀다니..

이건 거의 모욕수준입니다. 게다가  이명박은 올해도 불참. (머 반갑지도 않지만..)
왜 이렇게 이놈의 정부 천박하다 못해 경박스럽기까지 할까요?

 

포털 메인에 가득찬  저 뉴스가 개콘의 시나리오인지.. 블랙코미디영화 각본인지. 헷갈립니다.

 

휴.. 야근하다 갑자가 화가나서 여기에 푸념이네요. ㅜㅜ

맘을 달래고자 좋아하는 시 하나 올립니다.


 

아니요 데모 안해요 아버지


완강한 격전 끝에 밀리다
하늘엔 연신 고향집 연기 같은 최루탄
저문 하늘 노을에 섞여
눈물과 쓰라림으로 덮치고
울컥 아버지 생각
공중전화박스에 들어서다
백동전을 삼킨 전화기는
가쁜 숨소리 같은 신호음을 보내고
아버지 저예요 광주예요
몸 성히 잘 있어요 집안엔 별일없나요
아니요, 데모 안 해요 아버지
걱정마세요
경고음이 울리고 전화는 끊어졌다
손을 들어 구호를 외친다
완강한 적을 향해 하늘을 탕탕 두드린다
아버지 고향엔 지금 감꽃이 지나요
감꽃이 져야만 감이 열리나요

 

 

『쑥고개 편지』 최은희


아래 시는 2007년 광주 민주화항쟁 기념 백일장에서 18살 여고생이 쓴 시입니다.

소름이 끼칠 정도로 너무나 잘 쓴 시입니다. 어떻게 18살짜리가 이렇게 쓸수 있을까요?

 


 그 날   정민경

나가 자전거 끌고잉 출근허고 있었시야
근디 갑재기 어떤 놈이 떡 하니 뒤에 올라 타블더라고.
난 뉘요 혔더니, 고 어린 놈이 같이 좀 갑시다 허잖어. 가잔께 갔재.
가다본께 누가 뒤에서 자꾸 부르는 거 같어.
그랴서 멈췄재.
근디 내 뒤에 고놈이 갑시다 갑시다 그라데.
아까부텀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놈이 어른한티 말을 놓는거이 우째 생겨먹은 놈인가 볼라고 뒤엘 봤시야.
근디 눈물 반 콧물 반 된 고놈 얼굴보담도 저짝에 총구녕이 먼저 뵈데.
총구녕이 점점 가까이와. 아따 지금 생각혀도......
그땐 참말 오줌 지릴 뻔 했시야.
그때 나가 떤건지 나 옷자락 붙든 고놈이 떤건지 암튼 겁나 떨려불데.
고놈이 목이 다 쇠갔고 갑시다 갑시다 그라는데잉 발이 안떨어져브냐.
총구녕이 날 쿡 찔러. 무슨 관계요? 하는디 말이 안나와.
근디 내 뒤에 고놈이 얼굴이 허어애 갔고서는 우리 사촌 형님이오 허드랑께.
아깐 떨어지도 않던 나 입에서 아니오 요 말이 떡 나오데.

고놈은 총구녕이 델꼬가고,
난 뒤도 안돌아보고 허벌나게 달렸쟤.
심장이 쿵쾅쿵쾅 허더라고.
저 짝 언덕까정 달려 가 그쟈서 뒤를 본께 아까 고놈이 교복을 입고있데. 어린놈이.....
그라고 보내놓고 나가 테레비도 안보고야, 라디오도 안틀었시야.
근디 맨날 매칠이 지나도 누가 자꼬 뒤에서 갑시다 갑시다 해브냐.
아직꺼정 고놈 뒷모습이 그라고 아른거린다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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