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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을 나와 한신교정을 걸어본다.
한신의 첫번째 상징, 오월계단.
광주 5월 민주화 항쟁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이름붙였다는 곳.
5월 축제가 지난 주 쯤에 있었다 보다. 아직 치워지지 않은 앙상한 무대구조물을 보니....
지금은 아무도 없이 쓸쓸해 보여도,
저 오월계단에서 우리 한신인들은 학부제 반대 투쟁을 하기도 했고,
학교 축제를 하기도 했다.
또 저 봄이면 곳곳에서 저 잔디밭, 계단에서 삼삼오오, 많으면 수십명이 앉아
술한잔 하며, 개강잔치도 했고,
밤에는 술한잔에 기타를 치며 노래를 안주삼아 취하기도 했었다.
그것은 우리 선배들도 마찬가지였을 것.
한신의 모든 역사가 오월계단에 깃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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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서있는 바로 이 자리.
공연을 위해 무대를 올라가기 전에 대기하곤 했던 곳.
그 떨림과 흥분.
기억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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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계단 한쪽 풀밭에 핀 민들레씨.
이걸 보고 우리 사람들은 같은 생각을 하지 않을까?
민가, '민들레처럼'...
'특별하지 않을지라도, 결코 빛나지 않을지라도
들풀과 어우러져 거침없이 피어나는 민들레.
아아 민들레 뜨거운 가슴 수천 수백의 꽃씨가 되어.
아아 해방의 봄을 부른다.
민들레의 투혼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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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계단 중턱에 세워진 난데없는(?) 십자가...
지난 4월에 우리 학교에 큰 사고가 있었다.
신문이나 각종 뉴스에 웬만치 크게 보도된.
학교 안에서 무면허로 운전연습을 하던 한 학생의 차가,
그만 이 오월계단으로 떨어져 이곳에서 야외수업을 하던 신학과 학우가 1명 숨지는 사고가 났다.
안타깝게도 숨진 학우는 학교에 갓들어온 새내기 였고,
신학과에서 학우을 기리기 위해 여기에 십자가를 세웠다.
이제는 이 사고의 악몽에서 학생들과, 선생님들과 학교가 모두 진정됐을까?
가슴아픈 십자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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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기지 이전과 반대와 5.18.
한신에서는 여전히 세상과 소통하고 있는 모습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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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본부. 장공관 앞.
무슨 공사중인가 싶었는데, 총학에서 장공관 점거 투쟁을 진행중이란다.
이제 등록금이 삼백을 육박한다는데, 그돈, 학교에서 잘 쓰고 있는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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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정문에 있는 학교 교표가 새겨진 상징물.
만들사람의 의도가 무엇이였는지 알수 없으나,
하여튼 모양이 딱 달팽이였다.
지금이야 학교가 홍보 내용을 바꾸었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학교가 내세우는 홍보문구는 바로,
'진보'였다.
그러나 학교 행정은 전혀~ 진보적인 적이 없었다.
그래서 한번은 저 달팽이에다가 항의의 표시로,
학우들과 함께 검은 손도장 찍기를 진행한 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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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강민호 열사 추모비.
80년대, 노동자로서 살기 위해 학업을 접고 공장에 취업해 일하던 중,
기계에 말려 돌아가신 우리학교 선배.
해마다 4월 1일에, 우리는 민호형을 추모하며, 추모제를 지냈다.
학교 다닐 때도 그랬지만, 지금도 생각한다.
자신의 신념을 굳게 지키며 살았던 선배들처럼,
나도 그렇게 살수 있을까? 하고.